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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내 마을의 숨은 히어로 시흥시 ‘동네관리소’ 고쳐주고 협력하며 마을 활력 ‘업(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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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주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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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내 마을의 숨은 히어로 시흥시 ‘동네관리소’ 고쳐주고 협력하며 마을 활력 ‘업(UP)’ / 사진=시흥시

 

[“뭐 하나 고장나도 그냥 참고 살았죠. 이사 갈 여력도 안 되니까 집이 더럽고 좀 불편해도 그냥”]

경기 시흥시 은행동에 거주하는 이ㅇㅇ씨(56세)는 장애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수급자가구다. 혼자 삶을 꾸려가는 이씨에게 낡은 집은 항상 골칫덩이였다. 벽지에 곰팡이가 일고 문은 제대로 잠기지 않았지만 이씨의 힘으로는 별 도리가 없었다.

이 때 이웃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이 닿았다. 동네관리소의 안심주거 프로젝트 시범 사업을 소개한 것. 최근 이씨의 집은 깨끗하게 대변신 했다. 9월 초부터 2주간 진행된 동네관리소의 ‘치워드림 고쳐드림’ 사업 덕분이다.

시흥시 동네관리소는 한 마디로 마을 해결사다. 지역을 사랑하는 숨은 영웅들이 모여 마을의 주거복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간단한 집수리와 청소를 통해 주거 환경을 개선한다. 세면대 배수관이 막히거나 문이 고장나서 덜컹거리면, 등이 나가거나 벌레가 나오는 등 집안에 곤란한 상황이라면 동네관리소를 찾으면 된다. 소비성 자재도 모두 동네관리소가 부담한다.

집에서 간단히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은 단순 수리 작업으로 보일 수 있지만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나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는 충분히 곤란한 상황이 되곤 한다. 우리에게 간단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는 간단한 생각이 마을의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집수리 뿐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공구들을 대여하거나 마을공동체가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동네관리소는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가장 적절한 모델을 제시하며 지역 곳곳 활력의 꽃을 피우고 있다.


[‘치워드림 고쳐드림’ 동네관리소가 바꾸는 ‘일상’]

현재 시흥시에는 총 7개소의 동네관리소가 운영 중이다. 대야, 신천, 목감, 군자, 정왕본, 정왕1, 월곶과 같이 구도심 위주로 배치돼 있다. 구도심일수록 집수리 수요는 크게 증가한다.

시민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 지난 2022년 930건, 682건이었던 집수리 공구대여 건수는 2023년에는 1,353건, 87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각각 713건의 집수리와 467건의 공구대여가 이뤄지며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동네관리소의 ▲간단집수리 사업은 구도심 주거복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소규모 경보수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취약계층에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와 만 65세 이상 독거노인, 차상위계층, 장애인, 긴급지원ㆍ무한돌봄ㆍ재난적의료대상자 등이 포함된다. 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동 사회복지 담당자와 연계해 지원 대상자를 발굴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있다. 생활공구대여사업이나 마을공동체특화사업의 경우 시흥시민이라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지난 9월 2일 시흥시 동네관리소 7개소와 경기행복마을관리소 2개소가 모두 은행동에 모였다. 이ㅇㅇ씨(56세)를 위한 시흥시 주거안심 프로젝트 ‘치워드림 고쳐드림’을 위해서다. 참가자들은 버릴 물건과 사용할 물건을 구분해 배출하고 세탁과 정리정돈 등 청소를 진행했다. 이후에는 방역과 도배, 집수리를 통해 주거환경도 개선했다. 뿐만 아니라 이후 일상을 개선하기 위한 복지 및 건강상담도 진행했다. 대상자는 깨끗하고 안전한 주거환경뿐 아니라 앞으로의 일상을 원활하게 꾸려나갈 수 있는 지속적인 지원과 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합동활동에는 동네관리소와 경기행복마을관리소가 힘을 모았고 대상자 선정과정에서는 시흥시주거복지센터가, 그리고 각 지역에서 살뜰하게 이웃을 살피는 명예사회복지공무원까지 여러 사람과 단체의 땀방울이 함께 했다. 동네관리소 관계자는 “한 사람의 변화를 위해 많은 사람이 협력했다는 데 이번 프로젝트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공동체’가 꽃피우는 지역 활력, 동네관리소 ‘마을관리기업’]

뚝딱뚝딱 집고치는 동네관리소의 매력은 마을관리기업으로 역할을 수행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시흥시 동네관리소가 각각 추진하고 있는 마을공동체 특화사업을 통해서다.

현재 시흥시 내 운영 중인 동네관리소 7개소는 각각 시흥형 마을관리기업으로 계속해서 성장하기 위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을에서 주민들이 직접 추진할 수 있는 특화사업을 통해 마을에 활력을 더하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각 프로그램은 각 마을의 특성과 주민들의 재능을 담뿍 담았다. 주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대야동 ㈜다다마을관리기업의 버섯따기 밑반찬 만들기 체험 및 신체기능증진 프로그램 ▲신천동 시흥다함사회적협동조합의 자전거 수리 및 인문학 특강 ▲목감동 한마음이랑 사회적협동조합의 파크골프 활동가 양성 및 마을생태학교 ▲군자동 사회적협동조합 산들마을의 고추장담그기 및 나눔활동 ▲정왕본동 맞손스스로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의 환경교육 및 제로웨이스트 활동 ▲정왕1동 온정마을 사회적협동조합의 동네마당 ▲월곶동 바다향기 사회적협동조합의 천연 DIY 및 나눔 텃밭 활동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시흥형 마을관리기업은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광장이자 소통의 장으로 역할한다. 집수리활동, 마을공동체 특화사업 등을 통해 노하우를 쌓고 또다른 공공사무들을 발굴하고 수행함으로써 동네주민들에게 소소한 일거리를 제공하고 주민주도 마을관리의 토대를 마련해가고 있다.

시흥시 동네관리소가 육성하는 시흥형마을관리기업은 지난 2018년 자치단체 사회혁신 100대 우수 사례에 선정된 이후 다음해에는 행안부 혁심 챔피언 등재, 2020년 사회적경제 공공구매 우수사례 종합대상 등을 연이어 수상했고, 경기도와 경기연구원, 각 지자체, 정부기관 등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며 우리나라 마을공동체 선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난 9월 초에는 정왕1동 동네관리소가 경기마을공동체 한마당 우수사례에 선정돼 오는 10월 29일 경기마을공동체 한마당에 참가할 예정이다.


jeboanyang@gmail.com  김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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